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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는 초 챙을 찾아서 학생들이 우글거리는  복도를 이러저리 돌아다녔다 그

리고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빨리 초  챙을 발견 할 수가 있었다. 초  챙은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을 끝내고 교실에서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초 챙……. 잠깐 나랑 얘기 좀 하지 않을래?”

 초 챙의 주위에 빙 둘러서 있던 여학생들이 일제히 킬킬거리면서 웃기 시작하

자, 몹시 짜증이 난 해리는 함부로 웃음을 터뜨리는 것을 법으로 금지해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초 챙은 조금도 웃지 않았다. 그리고 “좋아”라고 대답

하더니 친구들의 곁을 떠나서 해리의 뒤를 따라왔다.

 해리는 뒤로 돌아서서 초 챙을 마주 바라보았다. 마치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

지기라도 한 듯이 뱃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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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마침내 해리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해리는 초 챙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

었다. 절대로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만 했다.  초 챙은 어리둥절해

하면서 해리를 바라보았다.

 해리가 혀를 제대로 움직이기도 전에 불쑥 말이 먼저 튀어 나왓다.

 “나무도갈래?”

 “뭐라구?”

 초 챙이 의아스러운 듯이 물었다.

 “그러니깐…… 나와 함께 무도회에 가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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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가 간신히 말을 꺼냈다. 왜 하필  이럴 때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걸까?

왜?

 “아하!” 초 챙의 얼굴도 붉게 물들었다. “아, 해리! 정말 미안해,  나는 벌써 다

른 사람과 무도회에 가기로 약속했어.” 초 챙은 진심으로 미안한 표정이었다.

 “아!”

 해리는 나지막이 신음 소리를  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뱃속에서 수십 마리의 뱀이 꿈틀거리는 것 같더니, 지금은  갑자기 뱃속이

텅 비어 버린 것만 같았다.

 “괜찮아. 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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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가 간신히 대답했다.

 “정말 미안해.”

 “괜찮다니까.”

 해리는 가볍게 머리를 흔들었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이나 서로를 마주 바라보

면서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럼…….”

 마침내 초 챙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

 해리가 초 챙을 응시하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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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가.”

 초 챙의 얼굴을 여전히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초 챙은 뒤로  돌아서더니 걸어

가기 시작했다. 해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쑥 질문을 던지고 말았다.

 “누굴아 같이 가니?”

 “케드릭이야. 케드릭 디고리…….”

 초 챙이 해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서 대답했다.

 “그렇구나.”

 해리는 뱃속이 다시 꽉 찬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는 묵직한  납 덩어리가

뱃속에 잔뜩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저녁 생각은 완전히 잊어버린 채, 해리는 터덜터덜 걸어서  그리핀도르의 탑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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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돌아갔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갈 때마다 초 챙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것 같았다.

 “케드릭이야. 케드릭 디고리…….”

 해리는 요즘 들어서 케드릭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하던 참  이었다. 케드릭이

퀴디치 게임에서 자기를 이기고 승리했다는  사실이나, 너무 잘 생기고  인기가

좋아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총애하는  챔피언이라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릴 정도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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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제 해리는 새삼스럽게 케드릭이 기생 오라비처럼 얼굴만 빤질빤질하

지, 달걀 하나 채울 만큼의 머리도 없는 형편없는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정의 불빛.”

 해리가 맥빠진 목소리로 뚱뚱한  여인에게 중얼거렸다. 어제부터 암호가  바뀐

것이다.

 “그래, 어서 들어와라!”

 뚱뚱한 여인은 새로 장만한 반짝이 머리띠를  똑바로 고쳐 쓰면서 노래하듯이

말했다. 그리고 액자를 활짝 열어서 해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리핀도르 휴게실로 들어간 해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론이

다 죽어 가는 얼굴로 제일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그 옆에는  지니가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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