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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챙의 머리는 헤르미온느의 어깨에 축 늘어져 있었다. 조그만 은빛 머리 소
녀의 얼굴은 유령처럼 시퍼렇고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해리는 인어와 싸우기
위해 두 팔을 버둥거렸지만, 인어들은 점점 더 큰 소리로 웃으면서 해리의 등을
떠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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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미친 듯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도대체 다른 챔피언들은 어디 있는 걸
까? 과연 론을 데리고 호수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헤르미온느와 다른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내려올 만한 시간이 있을까? 아니, 호수 밑바닥에 있는 인질들을
다시 찾을 수나 있을까? 해리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아보려고 손목 시계
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시계는 고장이 났는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해리를 둘러싸고 있던 인어들이 열심히 그의 뒤편을 손으로 가리켰
따. 번쩍 고개를 든 해리의 눈에 케드릭 디고리가 인어 석상을 향해서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따. 거대한 물방울이 케드릭의 머리 주위를 감사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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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에 그의 얼굴은 아주 이상할 정도로 넓적하고 길게 보였다.
“길을 잃었어!” 케드릭이 입을 벌렸다. 무척 고통스러운 듯한 표정이었다. “플
뢰르와 크룸도 지금 오고 있어!”
크게 안도하는 마음으로 해리는 케드릭이 호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초 챙을 풀
어 주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케드릭은 초 챙을 끌어안고 곧장 위로 올라가기 시
작했다. 케드릭과 초 챙의 모습은 이내 사라졌다.
해리는 어서 빨리 다른 챔피언들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플
뢰르와 크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시간은 점점 흐르고 있었다. 황금알에
서 흘러나온 노래에 따르면, 한 시간 후에 인질들은 목숨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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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인어들이 시끄럽게 깍깍거리기 시작했다. 해리를 꽉 붙잡고 있던 인어
들도 손을 풀고 뒤를 돌아보았다. 힐끗 고개를 돌린 해리는 무언가 괴물 같은
것이 물살을 가르면서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상어 머
리를 하고 있는 그 괴물이 수영복을 입고 있는 걸로 보아. 그 괴물의 정체는 바
로 빅터 크룸임을 알 수 있었다. 크룸은 아마도 상어로 변신하려고 했으나 제대
로 되지 않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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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인간은 곧장 헤르미온느를 향해 다가가더니 이빨로 그녀를 묶은 밧줄을
갉아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크룸의 상어 이빨은, 돌고래보다 작은 물어뜯는 데
는 서툴다는 것이 커다란 단점이었다. 만약 크룸이 조금만 실수를 해도 헤르미
온느의 몸은 절반쯤 잘려 나가고 말 거라는 생각이 들자, 해리는 쏜살같이 앞으
로 달려가서 크룸의 어깨를 세게 쳤다.
해리는 서둘러 크룸에 날카로운 돌조각을 건네주었다. 그것을 받아든 크룸은
열심히 헤르미온느의 밧줄을 자르기 시작했다. 곧 밧줄이 끊어지자, 크룸은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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