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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해리는 케드릭 디고리가 자기를 그저  놀린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지

울 수가 없었다. 도대체 이 욕실이 황금알의 비밀을 푸는 데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해리는 투명  망토와 호그와

트의 비밀 지도와 황금알을 거의 수영장 크기만한 욕조 옆에  내려놓았다. 그리

고 보풀보풀한 목욕수건을 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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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는 무릎을 꿇고 황금 수도꼭지  중에서 몇 개를 돌렸다. 순식간에  해리가

한 번도 사용해보지 못한 여러 종류의 목욕  거품이 쏟아져 나왔다.. 한 수도꼭

지에서는 거의 축구공 크기만한 푸른색과 분홍색의 비눗방울이  쏟아져 나왔고,

도 다른 황금 수도꼭지에서는 해리의 몸도 둥둥 뜨게 할 만한 얼음처럼 하얗고

진한 거품이 쏟아져 나왔다. 세 번째 황금 수도꼭지에서 진한 향기를 풍기는 보

라색 구름이 수면 위로 뭉실뭉실 쏟아져 내렸다. 해리는 한참동안이나  이 수도

꼭지, 저 수도꼭지를 열었다 잠갔다 하면서 신나게 즐겼다. 특히 황금 수도꼭지

에서 분출된 물과 거품이 수면  위로 멀리 튀어 나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깊은

욕조가 그 크기에 비해서는 놀랄 만큼 짧은 시간에 뜨거운 물과 거품과 비눗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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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자, 해리는 곧 수도꼭지를 모두 잠그고 잠옷과 신발과 가운을

모두 벗었다. 그런 다음에 천천히 물 속으로 들어갔다.

 욕조가 얼마나 깊은지 발이 거의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였다. 해리는 황금알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욕조 안을 몇 번이나 헤엄치다가 물 속을 걷기도 했다. 알

록달록한 색깔의 연기 구름이 사방에서 피어  오르는 뜨거운 거품 욕조 속에서

헤엄 치는 것은 대단히 즐거운 일이었지만, 해리의 머리 속에는 깜짝 놀랄 만한

멋진 생각도,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깨달음도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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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는 팔을 뻗어서 물에 흠뻑 젖은 손으로 황금알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조

심스럽게 황금알을 열어 보았다. 마치 비명을 지르듯 날카롭게 울부짖는 소리가

욕실을 가득 채웠다. 그 소리는 대리석  벽에 부딪히면서 사방으로 반사되었다.

하지만 조금도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은 예전과 마찬가지였다. 아니, 벽에 반사되

는 반향 때문에 더욱더 괴상하게 들릴 뿐이었다.

 해리는 다시 황금알을 탁 닫았다. 비명 소리를 듣고 관리인 필치가 찾아오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해리는 케드릭 디고리의 속셈이란 혹시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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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니었을까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해리는 화들짝 놀라 황금알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면서 물 속에 벌렁

나자빠지고 말았다. 해리의  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황금알은

욕실 바닥을 데구르르 굴러갔다.

 “나 같으면 그 황금알을 물 속에 넣어 보겠어.”

 비누 거품을 잔뜩 삼킨 해리는 푸푸거리면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몹시 음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자 유령이 황금 수도꼭지 위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

었다. 그 유령은 바로 모우닝 머틀이었다. 대개는 3층  여자 화장실의 S자로 구

부러진 수도관에서 모우닝 머틀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머틀!” 해리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나는…… 나는 지금 아무것도 입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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