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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는 계속 호그와트의 비밀지도를 내려다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성격상

고지식 하고 법을 철저히 준수하는 크라우치가  이렇게 늦은 밤중에 다른 사람

의 사무실 근처를 몰래 염탐하면서 돌아다닐 것 같지는 않았다.

 바로 그 순간, 계단을 절반 정도  내려갔을 때였다. 크라우치의 이상한 행동에

온통 정신을 팔고 있던 해리는 자신이  어디를 걷고 있는지조차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그만 갑자기 함정계단에 다리를 빠뜨리고 말았다. 그 계단은  네빌이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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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건너뛰는 것을 잊어버리고 빠지는 곳이었다.

 해리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그 바람에 조금 전에 욕조에서 나와서 아직까

지도 미끌미끌한 황금알이 해리의 팔에서 쑥 빠져나가고 말았다. 해리는 황급히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황금알을 잡으려고 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황금알은 드럼을 마구 두드리는 소리처럼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긴 계단을 쿵

쿵거리면서 굴러갔다. 그 순간 투명 망토가 스르르 벗겨지려고 했다. 해리는 재

빨리 투명 망토를 움켜잡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만 비밀 지도를  놓쳐 버리고

말았다. 비밀 지도는 해리가 있는 곳에서 여섯 계단 아래쪽에 떨어졌다. 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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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지도를 향해 힘껏 손을 뻗어 보았지만 도저히 닿지 않았다.

 구멍을 막고 있는 양탄자를  밀치고 계단 바닥에 쿵  떨어진 황금알은 반으로

쫙 갈라지면서 아래층 복도 정체가 다 울릴 정도로 날카롭게 비명을 지르기 시

작했다. 해리는 얼른 요술 지팡이를 꺼내서 비밀 지도를 깨끗이  지우려고 버둥

거렸지만, 몇 번이나 헛손질만 했을 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투명 망토를 다시 머리 끝까지 뒤집어쓴 해리는 똑바로 일어섰다. 그리고 두려

움으로 눈을 꼭 감고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그 순간…….

 “피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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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분명히 관리인 필치의 고함소리였다. 곧이어 허둥지둥 요란하게 달려오

는 발 소리와 분노로 격앙된 씩씩거리는 목소리가 점점 더 가까운 곳에서 들렸

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지? 곤히 잠들어  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깨울 셈인가?

피브스, 꼭 잡고말 테다. 꼭 잡을 거야, 꼭……. 어라, 그런데 이게 뭐지?”

 관리인 필치의 발걸음 소리가 뚝  멈추었다. 그런 다음에 금속이 딸깍  닫히는

소리가 나더니 비명 소리도 사라졌다. 황금알을 집어든 필치가 알을  닫은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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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가 가만히 숨을 죽인 채, 조용히 서 있었다. 한쪽 다리는 여전히 함정계단

속에 꽉 끼어 있었다. 이제 당장이라도 필치는 피브스를 찾으려고  양탄자를 젖

혀 볼 것이다……. 물론 피브스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만약 계단이라도 올라온다면 비밀지도를 발견하게 될 텐데……. 그때는 투명 망

토를 썼든 안 썼든 간에, 비밀 지도 위에 ‘해리 포터’라고 적힌  점이 정확히 해

리가 서 있는 위치를 알려 줄 것이다.

 “왕금알?” 필치는 계단 끝에 서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오,  귀여운 것! 이리

오렴!” 노리스 부인이 필치와 함께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이건 트리위저드 시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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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쓰는 황금알인데! 학교 챔피언의 물건이란 말이야!”

 해리는 당장이라도 토할 것만 같았다. 심장이 터질 듯이 거세게 박동하면서 킁

킁거렸다.

 “피브스!” 필치가 으르렁거리면서 소리쳤다. “이걸 훔쳤구나!”

  필치는 양탄자를 들치고 통로 속으로  고개를 디밀었다. 해리는 그  흉칙하고

축 늘어진 얼굴과 툭  튀어나온 흐리멍텅한 눈이  어둡고 텅 비어 있는(필치가

보기에는) 계단을 올려다보는 것을 보았다.

 “어디 숨었니?” 필치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반드시 내가 너를 찾아내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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