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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저쪽에 서 있는 해리와 론을 발견한 스네이프가 물었다. 해리와 론이 거기
에 서 있는 것을 보자 카르카로프가 안절부절못하면서 초조하게 손으로 콧수염
을 어루만지더니 손가락으로 비비 꼬기 시작했다. 해리는 금방 그 사실을 눈치
챘다.
“그냥 걷고 있었어요. 그게 규칙에 어긋나는 일은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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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이 스네이프에게 재빨리 대답했다.
“그렇다면 계속 걸어라!”
스네이프가 으르렁거리면서 소리치더니 그들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스네이프
의 기다란 검은 망토가 바람에 펄럭였다. 카르카로프는 허둥지둥 스네이프의 뒤
를 쫓아갔다.
해리와 론은 천천히 길을 걸어갔다.
“카르카로프가 그토록 걱정하는 일이 뭘까?”
론이 궁금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언제부터 스네이프와 카르카로프가 저렇게 가까운 사이가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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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입을 열었다. 이제 두 사람은 커다란 순록 석상
앞에 도착했다. 순록 석상 위로 물줄기가 높이 솟아오르는 광경이 보였다. 돌로
만든 벤치 위에는 몸집이 거대한 두 사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들은
부드러운 달빛이 비치는 수면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해리의 귀에
해그리드의 목소리가 들렸다.
“처음 보는 순간 나는 곧 알아차렸죠.”
해그리드는 이상할 정도로 잔뜩 쉰 목소리로 말을 하고 있었다. 해리와 론은
얼어붙은 듯이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함부로 낑들어서는 안 될 상황 같은 느
낌이 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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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보면서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근처 장미 덤불
속에서 반쯤 몸을 숨긴 채 서 있는 플뢰르 델라쿠르와 로저 데이비스의 모습이
보였다. 해리는 론의 어깨를 탁 치면서 두 사람이 있는 쪽으로 고갯짓을 했다.
저쪽으로 가면 해그리드의 눈에 띄지 않고 쉽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신호였다(플뢰르와 데이비스는 자기들 볼일을 보느라고 한눈을 팔 사이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론은 플뢰르를 보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세차게 머리를 저
었다. 그러더니 순록 석상 밑의 어두운 그늘 속으로 해리를 잡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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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뭘 알아차렸다능 거죵, 아그리드?”
맥심 부인이 낮은 목소리로 애교를 떨면서서 물었다. 해리는 저ŽA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엿듣고 싶지 않았다. 만약 이 사실을 알게되면 해그리드는 굉장히 싫
어할 것이다. 그건 분명한 일이었다. 가능하다면 해리는 손가락으로 귀를 틀어
막고 큰 소리로 아무 말이나 중얼거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도 없었
다. 그 대신에 해리는 순록 석상 등을 기어가는 딱정벌레에게 정신을 집중하려
고 애를 썼다. 하지만 딱정벌레는 해그리드의 다음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
도로 그렇게 흥미로운 존재가 아니었다.
“나는 알았어요……. 당신이 나와 같다는 사실을……. 당신은 어머니 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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