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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서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럼…….”
마침내 초 챙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
해리가 초 챙을 응시하면서 말했다.
“잘 가.”
초 챙의 얼굴을 여전히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초 챙은 뒤로 돌아서더니 걸어
가기 시작했다. 해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쑥 질문을 던지고 말았다.
“누굴아 같이 가니?”
“케드릭이야. 케드릭 디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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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챙이 해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서 대답했다.
“그렇구나.”
해리는 뱃속이 다시 꽉 찬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는 묵직한 납 덩어리가
뱃속에 잔뜩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저녁 생각은 완전히 잊어버린 채, 해리는 터덜터덜 걸어서 그리핀도르의 탑으
로 돌아갔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갈 때마다 초 챙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것 같았다.
“케드릭이야. 케드릭 디고리…….”
해리는 요즘 들어서 케드릭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하던 참 이었다. 케드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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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디치 게임에서 자기를 이기고 승리했다는 사실이나, 너무 잘 생기고 인기가
좋아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총애하는 챔피언이라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릴 정도
였다.
하지만 이제 해리는 새삼스럽게 케드릭이 기생 오라비처럼 얼굴만 빤질빤질하
지, 달걀 하나 채울 만큼의 머리도 없는 형편없는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정의 불빛.”
해리가 맥빠진 목소리로 뚱뚱한 여인에게 중얼거렸다. 어제부터 암호가 바뀐
것이다.
“그래, 어서 들어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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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여인은 새로 장만한 반짝이 머리띠를 똑바로 고쳐 쓰면서 노래하듯이
말했다. 그리고 액자를 활짝 열어서 해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리핀도르 휴게실로 들어간 해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론이
다 죽어 가는 얼굴로 제일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그 옆에는 지니가 앉
아서 론을 달래듯이 나지막이 뭐라고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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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가 두 사람을 향해 다가가면서 물었다. 그러자 론이 고개를 들고 해리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론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 떠 올랐다.
“내가 왜 그런 짓을 했을까? 도대체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론은 마치 넋이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무슨 일인데?”
“음……. 그러니까…… 론은 플뢰르 델라쿠르에게 크리스마스 무되회에 함께
가자고 신청을 했어.”
지니가 론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지니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려고 억지로
애를 쓰는게 역력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지니는 폰의 팔을 다정하게 어루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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